이 책은 죽음을 앞두고 있는 말기환자들을 임종간호 했던 최화숙 호스피스 간호사의 경험담이 담겨 있는 책입니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말기환자들이 어떻게 죽음을 준비하고 맞이하는지 또 호스피스 간호사가 그들을 어떻게 전인적으로 간호하는지 알 수 있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고 또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서로에게 어떠한 사람이 될 것 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여러 가지의 생각들이 오버랩 되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아주 깊은 고민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함석헌 시인의 그 사람을 가졌는가? 라는 시가 떠올랐습니다.
만 리 길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마음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말기 환자를 간호하는 호스피스 간호사를 보면서 얼마나 제 마음에 큰 감동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이 책에서 나오는 말기 환자들에게 그대는 그 사람을 가졌는가? 라고 질문 할 때 호스피스 간호사를 떠올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제가 생각하고 있는 간호사에 대한 이미지를 180도 바꾸어 놓았습니다.
대학 입학 전, 간호조무사 학원을 다니면서 스파인 병원에서 실습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실습 나갔던 병원에서는 환자들에게 친절 그 이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들은 쉬지 않고 수술 오더를 내셨는데 그 이유는 30살~50살까지 바짝 벌어야 되고, 의사들은 이때가 피크이기 때문입니다. 간호 과장님은 간호사들이 동료와의 관계 때문에 일을 그만두게 되면 아쉬울 것 없다는 식으로 말씀하시곤 했고,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직장 동료들도 서로 설득시키고 함께 하자고 하는 간호사들이 없었습니다.
제가 처음 본 의사와 간호사들의 모습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전인적 간호를 하는 게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닥치는 대로 수술시키는, 그리고 본인들의 몸에 해가 되는 씨암과 블럭 주사를 서로 미루는 모습 이였습니다. 그래서 많이 실망했고 이 모습들이 모든 병원들의 현실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선교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육체적, 정신적, 영적 부분을 전인적으로 섬기기 위해, 진짜 사람을 살리는 간호 선교사가 되기 위해 꿈꾸고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들이 감당하지 못하는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전인적 간호라는 꿈 앞에 롤 모델이 되어줄 이시대의 간호사가 필요했는데 이 책을 통해 롤 모델을 찾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약주고 서비스 차원에서 한번 웃어주고 말하는 것에서 끝이 아니라. 최화숙 호스피스 간호사처럼 환자에게 간호사 그이상의 자리에서, 환자들의 필요를 필요 그 이상으로 채워주는 것들을 보면서 호스피스 간호사에 대해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분야의 간호사 중 호스피스 간호가사 되고 싶은 또 다른 이유는 아프가니스탄 때문입니다. 제 꿈은 아프가니스탄 선교사입니다. 지금 간호과에 오게 된 계기도 선교사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아프가니스탄은 한시의 행복도 허락 되지 않는 전쟁의 땅이며 죽음의 땅입니다. 소련의 침략으로 많은 아프간 사람들이 죽어나갔고, 9.11테러 이후 미국의 공격으로 인해 아프간의 많은 사람들이 난민이 되어 가족과 집을 잃은 채, 아프간 국경과 접해있는 여러 나라로 흩어져 흙집에 살고 있거나 캠프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자라 민족과 파쉬툰 민족 간의 갈등과 종교파로 인한 수많은 분쟁과 테러가 있고 탈레반으로부터 지배 받으며 억압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테러와 죽음으로부터 한시라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이 아프간 사람들에게, 그리고 열악한 환경에서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고 있는 아프간 사람들에게는 정말 전인적인 돌봄과 섬김이 필요합니다. 복음을 전하고 약만 주는 일반적 의료선교가 아니라 호스피스가 다학문적 팀이 되어 말기 환자를 돌보았던 것처럼 아니.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한지도 모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호스피스의 역할은 환자가 말기 통고를 받은 순간부터 지나간 생을 돌아보고 잘 죽을 수 있도록 돕는 일. 그리고 전문적인 의료, 통증관리, 정서적 지원, 영적 지원 등을 말기 환자와 가족의 요구와 필요에 맞추어 제공하는 자비로운 보살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호스피스를 벤치마킹하여 선교사적 관점에서 아프가니스탄을 바라보았습니다.
매일 매일 테러로 인해 폭탄이 터지는 이 환경에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에게 하루 하루의 시간을 더 의미 있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그리고 옆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을 소중히 여기며 더욱더 사랑할 수 있도록, 오늘 하루가 마지막인 마냥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론 제 삶을 돌아보고 제 친구들과 가족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만약 제가 일주일의 시간만 주어 진 말기 환자라면, 이틀은 사랑하는 가족과 보내고 싶습니다. 부모님께 진짜 사랑한다고 말씀 드리고 싶고, 항상 저에게 있어 최고의 부모님이셨다고 고백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꼭 예수님을 믿어야지 구원받는 다며 복음을 전할 것이고,
초등학생 때 이후로 가보지 못한 가족여행도 가서 밤도 지새며 지금껏 하지 못 했던 마음속 깊은 이야기 까지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하루는 함께 동고동락 했던 언니 오빠 친구들과 함께 교제를 하며 고마웠던 일들과 미안했던 일들을 얘기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또 남은 하루는 저의 멘토 선교사님과 함께 하루를 보내고 싶습니다. 제 삶에서 꿈 만 꾸고 갈 수 없었던 대학을 갈 수 있도록 도와 주셨고, 제 수준으로는 꿈도 꿀 수 없는, 도전도 할 수 없는, 간호사의 꿈을 꾸고 도전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셨습니다.
그리고 순간 순간 모든 것을 포기하고 다시 망가진 삶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다시 일으켜주셨습니다. 어쩌면 멘토 선교사님과 함께 하는 이 하루가 후회 없는 마무리를 준비하는 시간들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남은 3일은 1년의 젊음을 묻었던 파키스탄의 아프간 국경지역에서 보낼 것입니다.
꽃다운 나이 23살을 아프가니스탄 난민 친구들과 보내면서 정말 행복했었습니다. 사실 이를 잘 닦지 않는 그 친구들이 제 볼에 입을 맞추며 인사해 줄 때, 몇 년이고 빨지 않는 이불을 덮어 줄때에 참 기뻐하기 힘들 수 도 있었지만 그들의 마음이 진심 이였기 때문에 기뻐하며 함께 뒹굴며 잠도 자고, 가족과 같은 관계를 맺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그들의 친구가 되어 주기 위해서 그리고 그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해 주기 위해서 그 곳에 갔지만 사실 제가 준 것 보다 받은 것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죽음을 앞둔 가장 소중한 7일 중 3일을 그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죽음을 위한 안내서라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면서 아름다운 삶을 위한 안내서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죽음을 앞둔 일주일의 계획을 오늘부터 실천하며 살려고 합니다. 부모님께 부모님은 저에게 있어 최고의 부모님이라고 편지를 써야겠고, 동고동락 하지만 사랑하지 못했던 언니 오빠 동생을 더 사랑하며 아프가니스탄을 위해 더욱더 기도하는 삶을 살고, 이번 여름에 다시 만날 아프간 친구들을 위해 선물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호사가 환자를 향해 간호계획을 세우듯 제 자신의 인생을 향해 하루하루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내가 쓰는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감상문]"양들의 침묵(The Silence Of The Lambs, 1991)" / 간호학과 2학년 노유리 (0) | 2016.05.27 |
---|---|
[영화감상문] 호로비츠를 위하여 / 물리치료과 2학년 유현호 (0) | 2016.05.27 |
<ebs 다큐프라임>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 인재의 탄생 (감상문) / 재활과 김예솜 (0) | 2015.11.25 |
[내가 쓰는 독후감] 책은 도끼다 / 간호학과 15 하혜진 (0) | 2015.09.02 |
[내가 쓰는 독후감] 인간의 두 얼굴 , 식품조리계열(조리 전공) 14학번 윤현숙 (0) | 2015.02.24 |